별생태체험관

반딧불이 이름

반딧불이 생태공원 모습

반디, 반딧불, 개똥벌레

반딧불이는 ‘반디’, ‘반딧불’, ‘개똥벌레’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이들 이름은 모두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인지 또는 일부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개똥벌레’는 반딧불이의 애벌레만을 의미한 것인지, 혹은 ‘개똥벌레’는 반딧불이과의 특정 무리에 부여된 이름인지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해본 적이 없다.

반딧불이란 이름의 변천

훈몽자회(訓蒙字會) 상권 21에 의하면 반딧불이의 고어는 ‘반도’이고,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에서는 ‘반되’로 표기되어 있으며(최학근 1977), 역시 靑丘永言에서도 ‘반되’로 적혀 있고 지금의 반딧불은 ‘반되블’(동아출판사 1989)임을 알 수 있다. 국어사전을 통하여 볼 때 표준어로 사용된 것은 ‘반디’이며 그가 낸 불을 ‘반딧불’로 표기되어 있다. (동아출판사 1989)

하지만, 생물학분야에서 볼 때 해방직후에 출간된 동물학 교재에서는 애반딧불이류를 서술하면서 ‘개똥벌레’란 이름으로 쓰거나 ‘반딧불’로 표기하였으나, 다만 ‘늦반딧불이’에 대해서만은 ‘늦반디’라고 명시하였다. (선우 기 등, 1948)

1968년 한국동물명집 곤충편에서는 ‘반딧불’+ 접미어 ‘이’가 붙어서 ‘반딧불이’가 되고 이 곤충이 내는 불빛만을 ‘반딧불’로 표기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곤충 자체로서 ‘반딧불’과 발광하는 불빛의 ‘반딧불’은 혼용하여 사용되기도 하였다.

애반딧불이가 풀잎에 앉아있는 모습 애반딧불이 성충

반딧불이는 ‘개똥벌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왜 개똥벌레라고 불렀는지는 그 유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몇가지 추론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하나는 반딧불이가 과거에는 매우 풍부하여 지천에 깔린 곤충이었다는 뜻에서 ‘개똥’이 벌레 앞에 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개똥이란 말이 들어가는 것은 보잘 것 없고 천한 것을 뜻한다. 실례로 ‘개똥참외’는 임자 없이 길가나 들에서 저절로 자라 열은 참외를 말하는 것이다. 속담에 나오는 개똥밭 역시 기름지지 못하고 하찮은 밭을 뜻한다.

우리 나라는 논농사를 많이 지었고 전통적인 농업을 하는 곳은 애반딧불이의 가장 좋은 서식지였으므로 여름이 다가오면 매우 흔하게 반딧불이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반딧불이는 습기 찬 곳을 좋아한다. 그런데 성충이 밤에 짝을 찾으러 나왔다가 낮이 되어 어둡고 습기 찬 곳으로 숨어야 되는데 미쳐 잘 숨지 못한 반딧불이들이 마을 주변에서 널려 있는 개똥이나 소똥 밑에 피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눈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똥 밑에는 습기가 많고 어두워서 낮 동안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골에서 사는 노인 분들은 두엄 광에서 반딧불이를 보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꽤 있으며 연로한 많은 사람들은 반딧불이가 똥을 먹고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지막 추론으로는 중국의 채근담이란 책때문이지 않을까도 생각된다. 채근담 내용중에는 “糞蟲은 至穢로되 變爲蟬하야 而飮露於秋風하고 腐草는 無光이로되 化學螢하야 而耀采於夏月”이란 구절이 있다. “똥 속에서 생기는 꽁지벌레는 지극히 더러운 것이지만, 변하여 매미가 되어서 가을바람에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화해서 개똥벌레가 되어서 여름날에 빛을 낸다. 좀 억지스러운 추측일지 모르지만, 이 구절의 분충과 부초가 뒤바뀐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속담에도 굼벵이가매미의 애벌레와 풍뎅이의 애벌레로 혼동하여 많이 쓰여 왔다. 그런 것을 볼 때, 이같은 추측도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반딧불이와 개똥벌레의 방언 비교

개똥벌레와 반딧불이에 관한 방언은 총 88개가 나온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의 방언집을 비교하면 더 많은 방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중에서 반딧불이에 국한된 방언은 66개이고, 개똥벌레에 국한된 방언은 40개였다. 문제는 반딧불이와 개똥벌레가 각기 다른 생물을 칭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을 해결하여 보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두 이름에 대하여 중복된 방언이 있는지를 뽑아보았다. 총 20개가 중복 방언으로 나타났다. 즉 개똥버러지, 개똥벌레, 개똥파리, 고개빤드기, 굴래기, 까리, 꼴래기, 불한듸 등은 반딧불이에서도 그리고 개똥벌레에서도 지역의 방언으로 함께 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두 이름을 지금의 반딧불이에 대하여 함께 사용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일부의 주장에서와 같이 개똥벌레가 단지 반딧불이의 애벌레 시기만을 말하는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재미있는 이름으로 본 개똥벌레

우리나라 방언으로 까랑, 까레이, 까리, 개똥벌거지 등이 있는데, 영양에서는 개똥벌거지, 강원도에서는 개똥벌, 개똥벌기, 충북에서는 개똥버러지, 전남은 개똥벌가지, 까랑, 경북은 개똥벌개, 개똥벌겡이, 경남지역에서는 개똥벌갱이, 까래이, 까랑이, 황해도에서는 개똥파리, 까리 등으로 불린다. 이밖에도 가치벌레, 개똥가리, 개똥버레, 개똥벌, 개똥벌개이, 개똥부레, 개똥불, 개똥파리, 개띠벌기, 개띠불, 개띳벌기, 개찌벌기, 개찌벌레, 개찌불, 개찝불, 개찝벌기, 개치벌거지, 개치벌기, 개치벌레, 갯지벌기, 갯지불, 갯치버리, 게똥불, 고개반척, 고개빤드기, 굴래기, 까리까리박박, 까리불, 까치불, 깔래기, 개땅벌레, 개똥버리, 깨똥벌거지, 깨똥불, 깨뚜뻘기, 깨뜰배기, 깨뜰벌기, 깨뜰빼기, 깨띠벌레, 깨띠불, 깨치불, 꼴래기, 반뎃불, 반대뿔, 반득개비, 반디, 반디뿔, 반딧벌레, 반딧불, 반지뿔, 불한듸, 불한지 등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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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